
왜 이리도 사람들이 많은지, 각 레인별로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. 그런데 자세히 보니, 아이들이 대부분이다. 이 레인에서 저 레인으로 옮겨 다니는 아이, 키판으로 물장난하는 아이, 목이 터저라 소리 지르는 아이, 레인 위에 배를 걸쳐놓고 놀고 있는 아이. 참 다양한 아이들이 오셨다.
아이들을 요리조리 피해 가며 요령껏 수영을 하고 있었는데, 9시 수영 강습을 위해 수영 선생님이 들어오자 수영장은 단번에 정리됐다. '어린이는 어린이 풀로 가주세요~'라는 소리와 함께 성인풀은 평온해졌다. 덕분에 나가려는 마음을 누르고 20분 정도 더 수영했다. 사람이 많아서 턴을 바로 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끝에 가서 잠깐 일어섰다가 다시 출발하는 형태로 수영을 했는데, 그 덕택인지 오히려 생각보다 오래 더 수영할 수 있었다. 끝에서 한 숨 돌리는 게 이렇게 큰 영향을 주다니 놀랍다.
25미터를 10번, 4번, 4번, 2번, 2번, 2번, 2번 정도 한 것 같다. 650미터. 자유형과 평영을 주로 했고, 마지막 50미터 두 세트는 한 팔 접영/자유형, 한 팔 접영/평영이었다.. 저번 주말에는 한 1km는 수영한 것 같았는데 이 정도나 거리가 차이 나다니...
자유형을 하면서 '어깨와 팔에 이젠 어느 정도 힘이 생긴 것 같으니 팔 동작에 신경을 그만 쓰고 호흡에 좀 더 신경을 써야겠다'라고 생각했다. 호흡이 안정된 상태에서 다른 생각을 하며 내가 수영을 하고 있다는 걸 잊을 수 있다면 좀 더 오래 달릴 수 있을 것 같은데, 아직은 수영 동작과 호흡에 많은 신경을 쓰다 보니 금방 지치는 것 같다. 하나씩, 하나씩 신경 쓸 일을 줄여가다보면 어느 순간 무아지경에서 수영을 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?
오늘은 수영을 1km 쉬지 않고 하게 되는 날이 오면 러닝을 시작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봤다.
아, 그리고 요즘 스마트 워치를 차고 수영을 할까도 생각하고 있다. 매번 이렇게 세는 것도 힘들고 정확치도 않아서 필요하단 생각이 든다.